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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목수

유희열 작가


학력

1996년 경희대학교 건축과졸업


전시

2010년 유희열 개인전 ‘틀’, 한국미술관(경기도)

2011년 정보연 개인전 협업, 우덕갤러리(서울)

2012년 황주리 개인전 협업, 노화랑(서울)

2013년 제일기획&한국광고공사 기획전 ‘실버톡’ 초대전

2013년 유희열&정보연 2인전, 인사아트(서울)

2014년 가수 이두헌 개인 작업실 아트웍

2015년 단체전 마북동 사람들, 광진교 8번가(서울)

2015년 유희열&정보연 2인전, 보고재(서울)

2018년 STRAT Art Fair, 사치갤러리(런던)

2019년 그룹전 Art series V, Studio Anaise(뉴욕)

2019년 가수 이두헌 작업실&카페 건축 및 아트웍

現 목공작업실 ‘레이지카’ 대표


“어렸을 때부터 목공에 관심이 많았어요. 건축과 가구는 일견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명백한 차이가 있죠. 집은 행동을 유발하지만 가구는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고 불러일으키는 오브제거든요.

생활 속에 밀접하게 자리하고 있어서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사연이 생기고 저마다의 개성도 더 뚜렷해져요. 마치 사람처럼 하나의 존재감이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래서인지 조형의 언어를 짓는, 뭐랄까 원초적인 즐거움이 있다고 할까요?”

그런 매력에 이끌려 잘 다니던 국내 굴지의 건축회사를 그만두고 목수의 길로 들어선 지 14년. 마북동으로 터를 옮기고서는 여러 예술가와 공동 작업을 하기도 하고, 개인 전시를 열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작가’라는 호칭에 손사래를 치며 ‘목수’라고 불러달란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우직한 목공일 자체에 보람을 느끼거니와 자신의 작업 방식이 조금은 투박한 단어 그대로의 모습을 빼닮은 까닭에서다. 그래서였구나. ‘Lazy(게으른)’와 ‘Carpenter(목수)’를 절묘하게 녹여낸 이름이 절로 이해되는 순간이다.



카페, 목공소, 그리고 미술관 
‘레이지카, 커피와 공작소’는 크게 세 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우선 많은 이와 소통의 창구가 되는 카페와 입구 맞은편에 위치한 목공 작업실 그리고 두 개의 공간에서 다리 역할을 하는 쇼룸이다. 카페의 모든 테이블과 의자, 목제 조형물, 심지어 작은 명함꽂이까지 100% 유희열씨의 손을 거쳤다. 그뿐인가. 벽마다 각기 크기가 다른 프레임과 철제 장식으로 재미를 주고 지루하지 않을 만큼의 컬러감을 군데군데 섞어놓은 센스는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카페 인테리어에만 꼬박 6개월이 걸렸다는 송주현씨의 이야기가 농은 아닌 듯하다. 

“예술이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작품을 통해 사람들과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다면 그곳이 곧 갤러리인걸요. 차 한 잔 마시러 왔다가도 ‘이런 가구가 다 있네’ 하고 궁금해하고 즐거워해주면 그걸로 된 거예요. 궁극적으로 보자면 예술과 비예술, 그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어요.” 

유희열씨의 이러한 철학은 가구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울퉁불퉁 조금은 원시적이고 불편해 보이는 그의 가구들은 사용자에 의해 새로운 기능이 부여되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가구로 재탄생한다. 사실 온갖 시련을 겪으며 성장하는 나무의 생태만큼 나무를 다루는 작업 또한 끝없는 인내가 필요한 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성질 탓에 섬세함은 필수요, 물푸레나무와 호두나무, 참나무 등 각각의 물성을 이해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침대를 갖기 전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잠도, 공부도, 식사도, 대부분 방바닥에서 해결했어요. 제게 의자는 책이나 발을 올려놓는 것이었고, 서랍장은 등받이였죠. 이렇게 가구는 쓰는 이에 따라 운명이 결정돼요. 어쩌면 불편할 수도, 트렌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바로 그 점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거기서, 가구는 새롭게 태어나죠. 참으로 멋진 일 아닌가요?”


의자는 단순히 ‘앉기’ 위한 가구가 아니다. 사용자의 생활 속에서 비로소 새로운 임무가 주어지는 유희열씨가 만든 의자.

그의 가구들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건 바로 의자다. 그가 만든 의자는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나무의 결과 색감이 미묘하게 달라 같은 모양새라도 저마다 다르기 때문. 키를 훌쩍 넘기는 등받이며 짧은 다리는 흔히 봐오던 의자와 너무 달라 어딘가 불편해 보이기까지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의 의자는 장시간 앉아 있어도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설명 따위는 필요치 않아 보인다.


“기능성을 따지고 들면 턱없이 부족한 의자예요. 하지만 저는 실용성보다는 그것이 가지고 있는 감성과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요. 이 나무에는 이런 모양이, 이 나이테에는 이런 다리가 어울리겠구나 하고 말이에요. 등받이가 긴 의자는 사실 본래의 기능으로 보면 불편할지 몰라요. 하지만 누군가는 여기에 켜켜이 책을 쌓아두기도 할 겁니다. 그렇게 새로운 쓸모가 탄생하고 감성이 유발되는 거죠.”


유희열씨의 의자는 단순히 ‘앉는’ 기능에서 벗어나 책장이 되기도 하고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는 인테리어 소품이 되기도 한다. 언뜻 보기에 아르네 야콥슨, 필립 스탁 등 유명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아트 퍼니처와 같기도 하지만, 그의 의자는 ‘감성’이라는 측면에서 확연히 구별된다. 그가 꿈꾸는 것은 세월이 갈수록 반질반질 때가 묻고, 시간이 더해져 빛을 발하는 의자다.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더 불편할지 몰라도 그것이 곧 ‘세월의 무게’를 대변하는 의자 말이다.


기자가 살짝 등을 기대자 그의 의자가 이렇게 속삭이는 듯하다. ‘서 있는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 의자’. 잊고 있던 유행가처럼 규격화된 일상에 툭하고 소박한 위로를 전하는 나무 의자. 공간을 점거하지 않고 그 안에 섞여 나와 함께 늙어가는 의자야말로 우리가 진짜 원하는 가구가 아닐까. 

함께 덧칠하는 시간의 무늬 
이곳에서는 종종 콘서트가 열린다. 동네 예술가들이 하나 둘 모여 작은 파티를 여는데, 지난여름에는 ‘한여름 밤의 꿈’이란 주제로 그룹 ‘다섯 손가락’의 멤버인 이두헌의 콘서트와 바비큐 파티가 열렸다. 그저 노래와 수다, 약간의 먹을거리가 있는 소박한 자리다. 이렇게 함께하는 속에서 인생은 더욱 다채로운 무늬를 갖게 된다고 이 부부는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늬는 바로 ‘시간’이다. 빠르게는 20일, 혹은 4개월이 넘게 걸리는 유희열씨의 작업물이 아름다운 것은 그의 손맛이 살아 있기 때문이고 거기에 우리들의 추억이 더해지는 까닭일 거다. 

“이곳에 들러 마시는 한 잔의 차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도 좋겠고, 저희가 만든 의자와 함께 늙어가는 누군가를 보는 일도 즐거울 겁니다. 욕심 없이 맑게 사는 것, 원초적인 즐거움을 좇아 제 작업을 꾸준히 해 나가고 그것을 공유하는 이들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삶 아닐까요?” 

사는 내내 ‘무소유’를 실천한 법정스님에게도 평생 그의 곁을 지킨 것이 있었는데, 바로 참나무 장작개비로 손수 만든 의자였다. 스님은 이 의자에 ‘빠삐용’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종종 여기에 앉아 외딴 섬에 갇힌 죄수처럼 내가 삶을 낭비한 적은 없는가 반성하곤 했다고 한다. 볼품없고 소박해 보일지 몰라도 그 자체로 텅 빈 충만이 가득한 의자 하나. 레이지카, 커피와 공작소를 나서는 길, 그 담백한 나뭇결이 떠오른 것은 우연이었을까. 후드득 한 차례 빗줄기가 지나간 오후, 컹컹 개 짖는 소리가 뒤뜰 가득 울려 퍼진다. 커피의 그것을 닮아 미묘하게 다른 브라운 컬러에, 남다른 감성이 더해져 비로소 완성되는 세상에 하나뿐인 가구. 안타깝게도 이를 표현하기에 자음과 모음은 어쩐지 부족한 구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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