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채집 Collecting Moments in Life

2022.05.12 ~ 2022.06.12



최 영 심 (MUSEUM 1 학예팀장)


  우리는 매일 반복되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대게 ‘일상’을 ‘특별하지 않은 것’ ‘의미 없는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기도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꾼다. 왜 일상적인 것은 동경의 대상이 아닌 탈출의 대상이라고만 여겨지는 것일까. 물론 일상은 되풀이되며, 그것 때문에 지치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늘 일상을 살아가고, 벗어날 수 없는 처지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도 있듯이 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일상 곳곳에 녹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가치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작가들은 특별하지 않은 일상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아주 사소하고 하찮은 것들에 늘 따스한 시선으로 다가가 삶의 의미와 행복의 원천을 찾기도 한다. 더불어 우리가 스쳐 지나온 시간, 장소들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그것을 구체화시킨다. 누군가에게는 보잘것없어 보이는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친근한 일상의 사물이나 대상일지라도 작가들은 그 안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고 그들만의 상상력으로 새로운 의미를 찾아낸다. 이렇게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그때의 감정, 장면을 채집하는 행위를 하는 그 순간은 오롯이 작가의 순수한 마음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경빈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흔히 보이는 장면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진으로 기록한다. 흘러가는 일상에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순간들은 작가에게 따뜻함으로 다가와 위로가 되곤 하는데, 그때의 장면과 감정을 기억하고자 사진을 통해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를 보며 대단한 의미를 찾거나 해석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단지 작가가 그랬던 것처럼 관람객들 또한 작품을 통해 아름다웠던 일상의 순간을 떠올리며 편안한 위로를 받으며, 그의 감정에 공감해 주기를 기대한다.


  사일구는 하루하루 일상 속에서 지나쳐가는 사소한 감정이나 생각들이 아쉬워 돌에 매일 기록하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을 겪으며 풍화되어 어디 하나 같은 모양이 없는 돌은 현대사회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정체성을 상실한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다. 사일구는 그것에 본인의 감정을 기록하며 온전히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고 자신을 되돌아본다.


  양제니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벽에 나타난 자연의 흔적(자국, 변색 등)과 같이 꾸며지지 않은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상을 촬영한다. 그 장소는 양제니가 현실에서 벗어나 위안을 얻는 곳이다. 인위적인 것이 아닌 대상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주관적인 시선을 담아 촬영하며, 특히 찍는 대상에 시선이 더 집중될 수 있도록 주변의 환경을 배제한 1:1포맷으로 촬영한 것이 작품의 특징이다.


  장지혜는 인간관계를 위해 나보다는 남을 우선시하는 이타적인 삶을 살아오며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었다. 작가는 일상 속에서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고,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자 했다.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방법들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위안을 얻고 치유되기를 바란다.


  정주원은 우리 일상 속에 늘 자리하고 있는 ‘기억’을 주제로 삼는다. 이처럼 정의 내리거나 명확하게 제시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진 기억이라는 대상을 나타내기 위해 작가는 이미지를 해체시키고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 기억이 계속 재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이를 통해 기억에 대한 개인적인 고찰을 관람객에게 전하고자 한다.


  Summesuh는 주변인을 통해 본인을 알아가는 과정에 집중하며 작업을 진행해 왔다. 작가는 일상에서 제일 친밀한 주변인을 할머니로 설정하였고, 그녀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인 할머니 집을 대상화했다. Summesuh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촬영하는 방식이 아닌, 피사체의 일부만 제시하여 관람객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한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보편적일 수 있듯 이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도 그들만의 경험을 떠올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일상을 구체화시킨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이를 보는 관람객들은 일상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동경하는 행복은 평범한 일상 속에 자리하고 있을 수 있다. 단지 너무 소소하고, 평범하며, 익숙하기 때문에 미처 발견하지 못할 뿐이다. 주위를 천천히 한번 둘러보자. 일상적인 것만큼 우리의 삶을 대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I AM

영화감독의 영혼의 시선 ‘I AM’

 


<포도나무를 베어라>, <터치>, <사랑이 이긴다> 등을 연출한 민병훈 감독의 미디어 아트는 매우 흥미로운작품입니다. 그의 이번 전시 제목은 ‘I AM’ - 즉 영혼입니다. 그는 제주도 자연의 다양한 표정을 감성적이고 명상적인 시점으로 포착하는데 이번에 소개하는 < ‘I AM’ >(2022), <축복>(2022) , <SALVATION>(2022), 고백 <confession>(2022), 신에게 솔직히(2022) – honest to god, 하나의 존재 (2022)– a being 등 영상 제목에서도 연상되듯, 그동안 예술영화계 대표감독으로 이름난 민병훈 감독 특유의 감성적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들입니다.


전시의 주제이자 제목인 ‘I AM’은 민병훈 감독이 수년간 제주에서 바다와 숲을 거닐며 자연의 이미지를 재해석한 영상작품으로 구성됩니다. 흔히 ‘불멍ㆍ숲멍ㆍ바다멍’처럼, 영상들은 하나같이 보고 있으면 온 몸이 나른해지고 더없이 편안함을 선사합니다.

또한 이번 영상 작품에는 삶의 내밀한 감수성들이 묻어납니다. 특히 단순한 일상의 표면에 밀착된 연출과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시간적 사건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평범한 자연의 모습을 ‘느슨한 시간’으로 연출했기 때문입니다. 초고속카메라에 포착된 일상의 순간들이 매우 느린 속도로 상영되는 모습에선 묘한 편안함과 신비로운 안도감까지 느껴집니다. 그 안에서 어떤 풍경이 반복되는지, 또는 자연의 내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여유로움도 함께 합니다.


이는 언뜻 단순하고 지루한 작업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스쳐 지나쳤던 자연의 생생한 내면들을 명확히 발견하게 됩니다. 마치 작가의 카메라는 지독하게 외로운 몸짓으로 바다와 숲속을 유영할 때, 우리는 어떤 새로운 현실을 발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에 답해주고 있는 듯합니다. 결국 민 감독의 작품은 카메라 렌즈의 객관적 기록을 기반으로 하되,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압축된 이미지’의 조각들을 날 것 그대로 모니터로 옮겨온 셈입니다.


민병훈 감독이 이번 전시를 통해 거둔 가장 주목할 성취 중 하나는 영화의 고정된 상(像)을 지속하면서도 변형된 영화 형식의 자유로움과 역동성을 생생하게 전달했다는 점이라 여겨집니다. 그동안 민 감독은 단편에서부터 장편에 이르기까지 일찌감치 장르와 장르, 현실과 환상 사이의 벽을 빠르게 넘나들며 ‘하나의 키워드로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순간을 만들어 낸 영상미’로 큰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관객은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영화 속 세계의 고정된 질서를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험을 합니다. 또한 단지 기존의 질서를 뒤틀고 예술적 순간에만 몰입하지 않고, 항상 우리가 당면한 현실에 통찰자적 시선을 고정해왔다는 점도 확인하게 됩니다.


민 감독의 이번 미디어 영상작품들 역시 ‘자연의 바람과 기억’을 기록하기 위해 카메라를 손에 들고 제주 곳곳을 멈추지 않고 돌아다닌 여정의 결과물입니다. 이번 미디어 영상을 통해 자연 이미지의 순수한 조형성과 시공간의 리듬을 자유롭게 실험한다는 맥락에서 아방가르드 영화운동 성격의 ‘실험 영화’로도 이해할 수 있으며, 자신의 사유를 영화 형식 속에 녹여내는 ‘시적 필름’의 탁월한 사례로 읽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큐멘터리 문법의 비관습적 변주와 확장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롭게 시도한 민병훈 감독의 이번 작품들은 기존의 영상미술 형식을 보다 확장시켜줄 계기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코로나 증후군을 떠나 지친 일상에 새로운 생동감과 감성적 힐링을 전할 수 있는 소중한 작품으로도 기억되리라 기대합니다.



미술평론가/김윤섭




기간

2022.06.16 ~ 2022.07.10


작가

민병훈


장소

뮤지엄 원 2층 기획전시실


주관

뮤지엄 원




쿤스트원 서울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162길 16 

16, Gangnam-Dearo 162gil, Gangnam-Gu, Seoul, Korea


쿤스트원 부산

부산 동구 영초길 191번길 8-1 

8-1, Yeongcho-gil 191beon-gil, Dong-gu, Busan, Korea

뮤지엄원 문의 : 051-731-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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