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1982~)


'치유의 기술'은 시대적 문제로 인한 고갈된 감정의 부재를 회복하자는 관점에서 시작하였다. 미디어의 단순한 시각적 유희 전달을 벗어나 관객의 사유하는 즐거움과 소통을 중점으로 스토리텔링을 시각화하였다. 총 25점의 미디어 작품은 특별히, 일상의 '익숙한 소재'에서 공감의 정서를 찾아갔다. 마주하는 색의 온도와 귀로 들려오는 멜로디를 통해 잊혀진 존재의 소중함을 찾아가는 과정과 정신적인 영역에 접근하여 자기 내면의 관계적 성숙과 감정의 치유를 맞이하길 바란다. 


고창선 (1970~)


미디어아트에서는 전통예술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품과 소통하게 되는데 이는 관람자의 보다 적극적인 관람 태도에서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object of contemplation(관조의 대상)’은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예술의 진정성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작업이다. 급속도로 발전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에 의해 실사와 구분하기 어려운 현실이 되었다. 나는 이번 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이것을 ‘잘 만들었다’, ‘실사와 같다’ 등의 판단을 하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 작품에 과연 관람객이 관조하여 몰입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얻고 싶었다.

과거 물리적 거리를 통한 관조에 대한 고민을 했을 때 심미적인 거리는 어떻게 생성되는 것인가를 두고 오랜 시간 고민을 했었다. 물리적인 거리는 관조 또는 몰입이라는 전통과 뉴미디어 아트의 감상의 맥락이었는데 지나고 보니 이러한 관심은 이미지를 통해서 몰입을 하고 관조를 통해서 치유와 위안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나름의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오늘도 나는 엉성한 이미지 앞에서 치유의 시간을 갖는다.


김병종 (1953~)


나는 나의 작업이 '살아있는 만물의 노래'를 듣고 보는 방식이 아닌 '살아있기에 만물과 함께 부르는 노래'로 읽히는 것을 선호한다. 동서양의 위인들을 아우르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거나 잿빛으로 물든 교정을 거닐며 축적된 비판적 사고를 화폭에 재현했던 초기작에서 지금의 생명의 노래 연작으로 바뀌게 된 연유가 바로 내가 직접 경험한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여기 살아서 자연을 느낄 수 있고 함께 노래할 수 있는 삶이야말로 의미 있는 삶이며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는 삶이다. 그래서 나의 자연은 시각적 영역으로서의 경관(景觀)의 대상이기보다는 영적인 영역에서의 삶의 지속성을 의미하는 종교적 영역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김상우 (1994~)


나는 끊임없이 ‘공간’이라는 공통된 소재를 다루어 오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공간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있는 장소’라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이 참 흥미롭다. 텅 비어있는 곳이지만, 무엇이 놓여지느냐에 따라 그것이 곧 공간을 대표하는 의미로 치환되기 때문이다. 내 작업은 일상적인 경험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그것들을 가상의 공간으로 구현하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정확하게는, 내가 상상한 가상의 공간을 실존하는 전시공간에 다시 가상의 공간으로 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PARADOX’는 내가 설정한 역설적인 상황을 관람객이 마주했을 때, 각자의 관점에 따라 어떻게 내가 창조한 공간을 받아들이고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 관찰하기 위한 작업이다. 치유를 상징하는 Green 계열의 빛으로 가득 찬 공간으로 관람객이 걸어 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내가 설정한 사유의 공간에 들어서는 행위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설정한 가상의 공간 속에서 작품을 바라보며 스스로에 대해 사유해 볼 수 있는, 혹은 작업을 보고 느낀 것에 대해서 사유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김유정 (1974~)


생산력의 발전을 통해 자연을 전면적으로 착취하기 시작한 근대 이후 자연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종속되었다. 관상용 식물 또한 인간이 자연에서 보고 싶은 것만 골라서 생산한다.


나는 인공적인 자연과 빛을 이용한 특수한 공간을 제작하여 관람객에게 사색의 시간을 부여한다. 현대 광고판의 형식과 동양적 정원의 느낌을 결합시켜 음영의 농담으로 보이는 그림자의 톤들이 새벽안개 사이로 살아있는 듯한 자연 풍경을 체험하게 한다. 그럴듯하게 만들어진 이 공간은 가상의 시스템 안에서의 휴식조차도 때로는 강요당할 수 있다는 역설적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강하게 투과되는 빛 사이로 서정적으로 재현된 풍경들은 인공의 생명력을 얻어 관람객의 내면을 정화시키는 치유의 정원이 된다.


환유적 자연과 생명은 소모품이자 연구의 대상이고 전시 가치로 채워진 소비사회의 또 다른 단면이다. 이렇듯 인간 세상에 맞도록 만들어진 전이된 식물은 인간 중심의 관점으로 생성된 도시 안에서 인간의 욕망을 채우거나 위안을 주는 존재가 된다. 또한 환경을 변화시키는 존재로서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는 잔상을 남기며 어떤 힘 있는 중간자로서 그 숨은 세력을 뻗어 나간다.


김지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비행위를 통해 스스로에게 위안을 준다. 비록 값비싼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자신을 만족하게 해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즐거움이 된다. 소비라는 행위의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고 곧 허무함으로 찾아오지만, 다양한 브랜드의 쇼핑백을 들고 함박웃음을 짓고 부유하는 ‘만족이’는 관람객에게 다른 측면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쇼핑백을 들고 만족하는 모습을 통해 관람객이 직접 쇼핑을 하지 않고서도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One day sculpture project’를 위해 지난 1년 동안 매일 하나씩 만족이를 제작하고 현장에서 사진을 찍는 반복적인 행위를 해왔다. 사람마다 스스로를 치유하는 방식은 다양하겠지만 내 경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한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나의 마음을 정화 시켜왔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 프로젝트는 사실 나 자신의 치유와 정화를 위한 프로젝트 일지도 모를 일이다.


김진 (1974~)


부산의 어느 숲길을 거닌 적이 있다. 깊고 울창한 숲은 나에게 안락함을 주었다. 숲의 밖에 나있는 오솔길을 따라 걸었지만, 마치 숲 안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했다. 하지만 숲은 결코 안과 밖을 구분할 수 없다. 안쪽 같지만 바람이 불기도 하고, 작은 물방울들이 나의 피부를 건드리기도 한다. 바깥쪽 같지만 햇살이 그림자와 함께 다양한 형태로 쏟아지고 하늘은 그 속살을 온전히 보여주지 않는다. 숲은 안인지 밖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다. 숲은 우리에게 그 무엇도 강요하지 않는다. 수 억년 전부터 항상 있어왔고, 인간의 탐욕에 의해 파괴되지 않는 한, 숲은 앞으로도 계속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 관객은 거대한 가상의 숲속에서 알 수 없는 생명들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목격하며 안인지 밖인지 모르는 모호한 순간의 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삶 속에서 불현듯 마주하게 되는 그 모호함이야말로 늘 강요당했던 우리의 삶을 치유하기에 가장 좋은 순간이다.


노주련 (1976~)


황금시대 책을 펼치다.


딱지는 세상을 비추어 나를 빚었고, 나는 세상을 비추어 딱지를 접었다. 세상이 변하면 딱지도 변하고, 딱지가 변하면 나도 변한다. 딱지는 나 자신이면서 너이고 우리이자 세상이다. 

여기 황금의 책이 펼쳐져 있다. 그 책 속에 딱지가 있다. 그리고 내가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지나칠 때마다 겹쳐지고 겹쳐지는 나의 모습은 지나온 삶의 기억일 수도, 억겁의 윤회를 겪은 영혼들의 잔상일 수도, 평행우주의 또 다른 나일 수도 있다. 이 중첩된 나는 과거이자 현재이며 미래이다. 과거는 오늘의 나를 만들었고, 미래의 나는 오늘을 재단한다. 그리고 오늘의 나는 다시 어제의 나를 재정립한다.

내가 빚은 나를 드려다 본 나는 이제 다시 찬란한 나의 황금시대를 써 내려간다.


박자용 (1980~)


무심코 아이를 따라간 문방구에서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만화경과 다시 조우한다. 원통 모양에 여러 색의 종이와 빛나는 구슬들을 넣고 이리저리 흔들어보며 작은 구멍으로 나타나는 문양이 신기해 며칠이고 가지고 다녔던 기억 속의 장난감 만화경. 거울이라는 평범한 오브제 여러 개 만나서 비범하고 특별한 영상을 만들고 우리는 만화경이 주었던 시각적 즐거움을 쉽게 잊지 못한다.

나는 전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시선의 문턱〉, 〈응시〉, 〈사색을 그리다〉 등을 통해 꾸준히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공간과 우리 자신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었고, 현실과 가상을 드나드는 통로이자, 실재와 가상의 경계를 창, 문, 액자, 거울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Dialog: mirror>에서는 만화경 속으로 관람객이 직접 들어간다. 거울반사 현상을 직접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관람자가 서 있는 현실 공간으로 작품 내부의 공간을 확장하고, 거울 속에 나의 이미지를 반영한다. 관람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순간이다. 경계를 통해 창문 앞에서, 문 앞에서, 건물 앞에서, 거울 앞에서, 작품 앞에서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손에 닿을 것 같이 가깝게 느껴지는 현실 세계지만 우리의 눈만 이용해서는 완전히 편집하거나 따로 잘라내어 저장할 수는 없다. 어쩌면 현실 세계는 점점 사라져가는 반사 현상 속에서 흩어지는 것을 좋아하는 지도 모를 일이다.


변경수 (1978~)


내 작업은 불안을 극복하고 사랑으로 가득 찬 존재로 거듭나려는 조각적 시도이다.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불안의 형상을 만들지만 그것을 마주하는 것은 매우 꺼려지는 일이다. 불안에는 많은 어두운 것들이 함께 엉겨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거나 알아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하나로 뭉쳐진 모습이다.

반면에 ‘사랑’은 절대적이고 자발적이며 인내와 겸손을 필요로 한다. 사랑에는 불안하거나 두려운 것이 없다. 사랑은 불안을 덮는다.

나에게 있어 치유란 불안을 극복하고 사랑하며 사는 것이다.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고통을 수반한 치료에 가깝다. 서로 사랑하는 것은 모든 것을 치유한다. 따스하고 포근하며 깨끗한 사랑의 존재는 나에게 절대적인 위안이다. 하지만 내 안에 있는 사랑은 아직 매우 작다. 그래서 작은 사랑의 빛을 놓치지 않고 그 빛으로 나를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작업한다.


신기운 (1976~)


내 작업들은 지나간 장소들과 내가 살던 곳의 환경을 인터벌 촬영을 이용하여 24시간 동안의 미묘한 빛의 변화를 기록한 연작들이다. 국내외에서 작가 생활을 하면서 짧게는 2주, 길게는 2년 정도 작업과 생활의 공간을 바꾸며 지내왔다. 지나온 장소와 그 물건들을 추억하다 보면, 문득 나 자신만이 그곳으로부터 떠나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장소와 그것들은 변함없이 여전히 새벽과 아침, 낮과 밤을 온전히 맞이하며 거기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는 성찰을 작업으로 보여 주고 싶었다. 우리는 많은 욕망에 대한 고뇌와 행동들로 시간을 보내며 살고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마지막에 우리는 무엇도 가지고 떠날 수 없다. 떠나온 내가 지나간 그대로 남아 있을 장소 그 물건들에게 작품을 통해 안부를 전한다. 지나온 나의 방, 나의 작업실, 나의 창밖의 풍경, 나의 동네, 그리고 내 작품을 감상할 관람객들. 오늘도 안녕하시길.


유의정 (1981~)


나는 도자예술의 역사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적 특징과 사회적, 문화적 인식을 참조하여 작품을 창조한다. 나의 도자기는 익숙하지만 출처를 확신할 수 없는 문양과 양식을 통해 실재와 비실재가 뒤섞인 상태로 대중의 인식적 틈새에 자리한다. 남겨진 유물이 지나온 시간에 대한 증거라면, 나의 도자기는 현재의 우리와 남겨질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간의 축적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문화적 형식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이러한 나의 연구 과정들이 동시대 도자예술의 새로운 실천 형식을 넘어 확장된 언어로 작동하기 위해 새로운 예술형식의 대안을 끊임 없이 실천하고 있다.



이명호 (1975~)


감상자를 치유시키는 것은 예술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이자 더불어 작가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나와 내 작업 또한 마찬가지이다. 관람객들이 작품에 몰입되고 이입되어 가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피사체로 대상화, 객관화하여 바라봄으로써 치유를 위한 환기가 일도록 하는 행위가 곧 나에게 있어서의 예술이다.


이지영 (1983~)


작품 세트를 제작하는 노동집약적인 과정은 나에게 있어 마치 수행의 시간과도 같다. 세트를 장시간 직접 제작하고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은 창작을 통해 상처를 공유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예술적 승화의 과정이다. 촬영이 끝난 후에는 설치된 작품을 모두 파기하는데, 이것은 내 기억을 다시 과거로 돌려보내는 일종의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파기의 과정을 통해 작업의 발단이 되었던 사건이나 상황에 얽혀 있던 나의 감정은 정화된다. 내 작업의 이 모든 과정은 나 자신을 분석하고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이번 작품은 매일 마주쳤던 이웃집 나무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웃집 나무의 죽음을 목도한 경험과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목격한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결과물이 <The Last Unflowering Tree>이다. 이 작업의 나무 오브제들은 모두 일회용 플라스틱을 재료로 사용해서 제작된 것으로, 수많은 재료를 하나하나 이어 붙여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기억 속의 이웃집 나무를 숲으로 재탄생시켰다. 나의 내면을 시각화하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삶 속에서 받은 상처들을 보듬고 치유한다. 결국 작업을 하는 시간과 행위 자체가 나에게는 치유인 것이다.


임상빈 (1976~)


바다에는 파도가 친다. 우리가 기쁘거나 슬프거나 그저 출렁일 뿐이다. 고래고래 아무리 고함을 질러 봐도 그렇게 무심할 수가 없다. 도도하고 유구한 자연은 남의 인생은 내 알 바 아니라며 매일 넘실대며 오늘도 내일도 춤을 춘다. 여기다가 난데없이 별의별 사연을 다 갖다 붙이는 건 바로 못 말리는 인간들. 역사는 그렇게 시작된다.


바닷가에서 하염없이 시간이 흘렀다. 수많은 파도를 목도하며 내 마음을 돌아봤다.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그러나 시원한 기분이다. 그래서 다시금 희망을 품는다. 그리고 툴툴 털고 일어난다. 이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도 때때로 바다에 스스로를 담그며 무념무상, 새로운 힘을 충전하여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기를 바란다. 자연은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다.


정혜련 (1977~)


우리가 현실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제시 할 수 없기에 현실이 아닌 것 즉, 상상하는 것에 대한 경계를 알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소립자의 단위 쿼크(quark)가 발견되고, 우주에 대한 가설들이 증명되어 가면서 우리가 현실이라고 일컫는 많은 것들은 일반적인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상상의 범주를 너끈히 넘어서 버렸다. 우리는 예전에 그리던 판타지를 어렵지 않게 재현해 낼 수 있게 되었고 유비쿼터스(Ubiquitous)를 통해 시공을 초월한 경험을 현실 속에서 구현해 내고 있다. 과거 미래주의자들을 비롯한 예술가들이 궁극적으로 꿈꾸어 왔던 유토피아에 대한 욕망이나 의지는 사용되어버린 입장권과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현실 속에서는 결코 존재할 수 없는, 해서도 안 되는 디스토피아가 또 다른 유토피아의 망상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겠다.

‘A line of the projection’에서 어떤 구체적인 이미지를 선보이지는 않는다. 그저 불빛에 의해 그려진 공간의 드로잉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을 관람객들은 이상적인 것 혹은 경건한 대상을 보듯 하늘을 향해 목격한다. 꽃 같아 보이기도 하고 기차선로 같아 보이기도 하는 그것에 대한 시각적 판단은 오롯이 관람객의 몫이다.


조은필 (1979~)


나의 작업은 블루 컬러를 주된 조형 요소로 하여 일상적 소재를 초현실적이고 비일상적인 공간으로 전환하는 설치 작업이다. 이러한 설치 작업은 현장성에 대한 근원적 실험이고 도전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공간은 관람자 뿐만 아니라 작가 스스로에게도 낯선 순간의 체험을 제공한다. 블루는 긍정적이고 이상적인 힘을 상징하는 한편 비극과 공허함, 극도의 고독 등을 상징하기도 하는 극단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블루는 현실의 사물과 공간을 치환하거나 현실적 이미지를 배제하는 것으로 사용되어 왔다. 다시 말해, 그것은 작업에서 완벽하게 현실을 탈각하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며, 현실을 비현실로 전환하는 주요한 매개체이다. 어떤 의미에서 본인이 색을 사용하는 작품의 형식은 특정 공간이 가진 특성을 본인이 저항하고자 또는 이겨내고 극복하고자 하는 도구의 기능이며 현실 도피적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조정현 (1989~)


인류세에 대한 시각을 인류로서 바라본다면 악몽일지 모르겠지만, 작가로서 마주하는 인류세는 무척 흥미로운 주제다. 나의 시각으로 해석한 인류세는 지금 이 순간도 어디선가 무엇인가를 저지르고 있을 인류에게 현재에 대하여 환기의 의미로 던져진다. 나의 작품에 등장하는 대상들의 관계가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낼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인간과 자연의 상호 관계로서의 상태들을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관계들이 작품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인식되는지,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를 현상들에 대하여 관람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작품을 제작하였다. 결국 내 작품은 내가 상상하는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과장된 미래를 보여줌으로써, 현재에 대한 다양한 감정을 전달하기를 원했다. 나의 작품에서 보이는 이미지는 미래를 우울하게 받아들이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지만, 미리 보기를 통해서 훗날을 준비하고 치유하는 슬기로움을 위한 역설적 표현이다. 나의 몽환적이고 모호한 상태의 공간이 어떤 이들에게는 거부감으로 다가갈 수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 안에서 이루어져 있는 다양한 오브제들의 조화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비일상적인 상황을 경험시키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다.


차민영 (1977~)


치유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인간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근본적인 것들과 결부되어 있다. 나는 치유에 관한 방법론을 제시하기보다 인간이 반복된 일상 속에서 치유를 모색하는 과정을 공간을 통해 시각화하고자 한다.

 ‘레이어드 홈: 전망 좋은 방’은 우리가 체험하는 익숙한 장소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이해에 관한 것이다. 팬데믹 이후 우리를 둘러싼 기존 공간들은 급격히 해체되고 재구성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공간 중 하나가 바로 집이다.

집의 의무는 코로나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과 비대면 의료, 자가격리 등 코로나 이전에는 겪지 못했던 여러 가지 의무를 수행해야만 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러한 집의 과부하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용어가 ‘레이어드 홈’(Layered Home)일 것이다. 인간의 삶은 장소에서 일어나고 삶은 곧 상처와 치유의 연속이다.

레이어드 홈은 개인의 공간을 관통하며 동시에 격리의 시대를 대변한다. 물리적으로 격리되고 고정된 집이라는 장소는 이제 상처와 치유, 고립과 해방, 정지와 유동적 흐름이라는 레이어들 사이를 유영하며 여정의 장소로 확장되고 있다.


차재영 (1986~)


나의 작품은 천장을 중심으로 출발하여 벽으로, 바닥으로, 혹은 또 다른 천장으로 각기 다른 각도와 형태를 띠며 전체적으로 큰 덩어리의 공간을 이룬다. 화이트 프레임 안팎으로 다른 공간이 펼쳐질 거란 상상과 함께 핑크색 천의 형태를 눈으로 따라가려다 보면 관람객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기도 하고 숙이기도 한다. 복잡하고 모호한 동선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 입장에서는 작품 중앙 어딘가로 굳이 비집고 들어가 볼 만하다. 작품 안에 들어섰을 때 체험하게 되는 웅장함은 높은 천장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미술관의 역할이 빛을 더해 줄 것이다. 일상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찾기 위해 전시장을 찾는 이들을 위해 나는 ‘낯설음’이라는 것을 관람객이 눈으로 직접 보고 몸으로 체험하고 감각으로 느끼는 이상한 경험을 하길 바란다. 이상한 공간에 내가 지금 우뚝 서있다 라고 깨닫게 되는 그 순간에 우리는 일상에서 벗어나 무언가로부터 완벽히 벗어난 온전히 자유로운 상태가 될 것이며 바로 이 지점에서 정신의 치유를 느끼게 될 것이다.


하원 (1971~)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떻게 살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거대한 자연 앞에 서서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 있었는지 모른다.

나의 작품은 ‘나’라는 존재를 확인하고픈 어설픈 욕망에서 시작되어 세상과 나의 관계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형상화되었다. 나는 하나의 온전한 주체이면서도 인류사 속의 일원이며 더 나아가 자연의 일부다. 전체이면서 부분이고,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들은 실제로 매 순간 새롭고 서로 같지 않다. 나의 작품은 이러한 사유를 조형적으로 구조화하여 보여주고자 하는 시도이다.

나의 작품은 전체와 부분으로 구조화된 작품이며 또한 관람객의 움직임과 작품에 비치는 이미지로 인하여 객체화되지 않고 작품과 관객을 하나로 잇는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작품을 통해 시간과 유동적인 공간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유도하려고 한다. 관객 자신이 작품의 일부가 되고 자신의 움직임으로 시간과 공간의 일부인 작품을 완성시키는 경험 속에서 모든 것이 함께 공존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는 전체이며 동시에 전체의 유기적 일부이기 때문이다.

김용민 Kim, Yongmin (1982~)


'치유의 기술'은 시대적 문제로 인한 고갈된 감정의 부재를 회복하자는 관점에서 시작하였다. 미디어의 단순한 시각적 유희 전달을 벗어나 관객의 사유하는 즐거움과 소통을 중점으로 스토리텔링을 시각화하였다. 총 25점의 미디어 작품은 특별히, 일상의 '익숙한 소재'에서 공감의 정서를 찾아갔다. 마주하는 색의 온도와 귀로 들려오는 멜로디를 통해 잊혀진 존재의 소중함을 찾아가는 과정과 정신적인 영역에 접근하여 자기 내면의 관계적 성숙과 감정의 치유를 맞이하길 바란다. 


한국예술종학학교 멀티미디어 영상디자인전공을 졸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파리 그랑팔레, 뉴욕 링컨센터, 디자인 베이징 등에서 기획한 전시에 참여했다. 충무로 영화제, 벤쿠버 국제영화제, 미장센 영화제, 공주 신상옥 영화제 등에서 수상했다. MUSEUM 1의 전시 <완전한 세상>과 <수퍼 네이처>의 모든 미디어 아트를 감독했으며 현재 MUSEUM 1 미디어 감독을 맡고 있다.


고창선 Koh, Changsun (1970~)


'object of contemplation(관조의 대상)'은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 예술의 진정성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작업이다. 급속도로 발전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에 의해 실사와 구분하기 어려운 현실이 되었다. 나는 이번 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이것을 '잘 만들었다', '실사와 같다' 등의 판단을 하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 작품에 과연 관람객이 관조하여 몰입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얻고 싶었다. 나는 이미지를 통해서 몰입을 하고 관조를 통해서 치유와 위안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나름의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계원예술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고 영국 글래스고 스쿨 조소과 학부와 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중앙대학교 첨단영상 대학원 영상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브레인 팩토리, 대안공간 미끌, 갤러리 보다, 갤러리 비원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국립고양창작스튜디오 등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현재 계원예술 대학교 순수미술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병종 Kim, Byungjong (1953~)


나는 나의 작업이 '살아있는 만물의 노래'를 듣고 보는 방식이 아닌 '살아있기에 만물과 함께 부르는 노래'로 읽히는 것을 선호한다. 동서양의 위인들을 아우르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거나 잿빛으로 물든 교정을 거닐며 축적된 비판적 사고를 화폭에 재현했던 초기작에서 지금의 생명의 노래 연작으로 바뀌게 된 연유가 바로 내가 직접 경험한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여기 살아서 자연을 느낄 수 있고 함께 노래할 수 있는 삶이야말로 의미 있는 삶이며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는 삶이다. 그래서 나의 자연은 시각적 영역으로서의 경관(景觀)의 대상이기보다는 영적인 영역에서의 삶의 지속성을 의미하는 종교적 영역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성균관 대학교 동양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베이징 금일미술관, 헝가리 기욜미술관, 베를린 구아르드니 미술관, 남원시립 김병종 미술관, 서울대학교 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대한민국 녹조 근정훈장,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허백련 미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화첩기행 등 약 25권의 저서가 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교수, 미술대학장, 서울대학교 박물관장, 서울대학교 미술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상우 Kim, Sangwoo (1994~)


‘PARADOX’는 내가 설정한 역설적인 상황을 관람객이 마주했을 때, 각자의 관점에 따라 어떻게 내가 창조한 공간을 받아들이고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 관찰하기 위한 작업이다. 치유를 상징하는 Green 계열의 빛으로 가득 찬 공간으로 관람객이 걸어 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내가 설정한 사유의 공간에 들어서는 행위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설정한 가상의 공간 속에서 작품을 바라보며 스스로에 대해 사유해 볼 수 있는, 혹은 작업을 보고 느낀 것에 대해서 사유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대구예술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과를 졸업했고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인터미디어아트전공 석사 과정에 재학중이다. 수성하트피아, 봉산 문화회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창작공간 퐁낭아래 귤림 레지던시, 수창 레지던시 등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김유정 Kim, Yujung  (1974~)


나는 인공적인 자연과 빛을 이용한 특수한 공간을 제작하여 관람객에게 사색의 시간을 부여한다. 현대 광고판의 형식과 동양적 정원의 느낌을 결합시켜 음영의 농담으로 보이는 그림자의 톤들이 새벽안개 사이로 살아있는 듯한 자연 풍경을 체험하게 한다. 그럴듯하게 만들어진 이 공간은 가상의 시스템 안에서의 휴식조차도 때로는 강요당할 수 있다는 역설적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강하게 투과되는 빛 사이로 서정적으로 재현된 풍경들은 인공의 생명력을 얻어 관람객의 내면을 정화시키는 치유의 정원이 된다.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교육 대학원에서 미술교육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금호미술관, 인천아트플랫폼, 선광미술관, 이랜드 스페이스, 상하이 JM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OCI미술관 창작 스튜디오, 인천아트플랫폼 등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김지민 Kim, Jimin (1975~)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비행위를 통해 스스로에게 위안을 준다. 비록 값비싼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자신을 만족하게 해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즐거움이 된다. 소비라는 행위의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고 곧 허무함으로 찾아오지만, 다양한 브랜드의 쇼핑백을 들고 함박 웃음을 짓고 부유하는 ‘만족이’는 관람객에게 다른 측면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쇼핑백을 들고 만족하는 모습을 통해 관람객이 직접 쇼핑을 하지 않고서도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웜블던 컬리지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김종영미술관, 후쿠오카 아시아미술관, OCI 미술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쳐치 아트센터, 유아트 스페이스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중앙미술대전 특선, 가송예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창동 미술창작 스튜디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쳐치 아트센터,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뮤지엄 레지던스 프로그램 등에 참여했다. 현재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진 Kim, Jin (1974~)


숲은 안인지 밖인지 구별이 가지 않는다. 숲은 우리에게 그 무엇도 강요하지 않는다. 수 억년 전부터 항상 있어왔고, 인간의 탐욕에 의해 파괴되지 않는 한, 숲은 앞으로도 계속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 관객은 거대한 가상의 숲 속에서 알 수 없는 생명들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목격하며 안인지 밖인지 모르는 모호한 순간의 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삶 속에서 불현듯 마주하게 되는 그 모호함이야말로 늘 강요당했던 우리의 삶을 치유하기에 가장 좋은 순간이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첼시 컬리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런던 스테이블 갤러리, 취리히 미키웍킴 건템포러리, 갤러리 분도, 아트사이드 베이징, 도쿄 갤러리 큐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박영 레지던시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현재 대구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아트앤디자인 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노주련 Roh, Juryun (1976~)


딱지는 세상을 비추어 나를 빚었고, 나는 세상을 비추어 딱지를 접었다. 세상이 변하면 딱지도 변하고, 딱지가 변하면 나도 변한다. 딱지는 나 자신이면서 너이고 우리이자 세상이다. 여기 황금의 책이 펼쳐져 있다. 그 책 속에 딱지가 있다. 그리고 내가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지나칠 때마다 겹쳐지고 겹쳐지는 나의 모습은 지나온 삶의 기억일 수도, 억겁의 윤회를 겪은 영혼들의 잔상일 수도, 평행우주의 또 다른 나일 수도 있다. 이 중첩된 나는 과거이자 현재이며 미래이다. 과거는 오늘의 나를 만들었고, 미래의 나는 오늘을 재단한다. 그리고 오늘의 나는 다시 어제의 나를 재정립한다.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동대학원 미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산대학교 미술관, 대안공간 반디, 대안공간 비움, 킴스아트필드미술관, 아트플랫폼 지엘, 부산 프랑스 문화원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부산시민회관 주최 청년작가 최우수상, 부산대학교 우수학술논문상 등을 수상했다.


박자용 Park, Jayong (1980~)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는 만화경 속으로 관람객이 직접 들어간다. 거울반사 현상을 직접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관람자가 서 있는 현실 공간으로 작품 내부의 공간을 확장하고, 거울 속에 나의 이미지를 반영한다. 관람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순간이다. 경계를 통해 창문 앞에서, 문 앞에서, 건물 앞에서, 거울 앞에서, 작품 앞에서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손에 닿을 것 같이 가깝게 느껴지는 현실 세계지만 우리의 눈만 이용해서는 완전히 편집하거나 따로 잘라내어 저장할 수는 없다. 어쩌면 현실 세계는 점점 사라져가는 반사 현상 속에서 흩어지는 것을 좋아하는 지도 모를 일이다.


동아대학교 서양학과와 동대학원 서양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파리 1대학에서 조형예술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산미술관, 석당미술관, 킴스아트필드, 파리 이부 갤러리, 파리 프랑스 한국 문화원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 하였다. 파리 국제 예술 공동체 입주 작가, 파리 백야의 밤 선정 작가, 파리 한국 문화원 올해 주목할 만한 작가 등에 선정되었다.


변경수 Byun, Kyungsoo (1978~)


내 작업은 불안을 극복하고 사랑으로 가득 찬 존재로 거듭나려는 조각적 시도이다. 나에게 있어 치유란 불안을 극복하고 사랑하며 사는 것이다.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고통을 수반한 치료에 가깝다. 서로 사랑하는 것은 모든 것을 치유한다. 따스하고 포근하며 깨끗한 사랑의 존재는 나에게 절대적인 위안이다. 하지만 내 안에 있는 사랑은 아직 매우 작다. 그래서 작은 사랑의 빛을 놓치지 않고 그 빛으로 나를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작업한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런던 슬레이드 컬리지를 졸업했다. 홍콩 바이더 하버 갤러리, 갤러리 조선, UNC 갤러리, 덕원갤러리, 카라스 갤러리, 김종영 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국립 창동 창작스튜디오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신기운 Shin, Kiwoun (1976~)


내 작업들은 지나간 장소들과 내가 살던 곳의 환경을 인터벌 촬영을 이용하여 24시간 동안의 미묘한 빛의 변화를 기록한 연작들이다. 지나온 장소와 그 물건들을 추억하다 보면, 문득 나 자신만이 그곳으로부터 떠나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장소와 그것들은 변함없이 여전히 새벽과 아침, 낮과 밤을 온전히 맞이하며 거기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는 성찰을 작업으로 보여 주고 싶었다. 떠나온 내가 지나간 그대로 남아 있을 장소 그 물건들에게 작품을 통해 안부를 전한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였고 런던 골드스미스 컬리지를 졸업하였다. 싱가폴 아트센터, 미국 브링검 영 대학교 미술관, 영국 디올드폴리스 스테이션, 월링엔딜링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29회 중앙미술대전 대상, 영국 불름버그 뉴컨템포러리 2020 등에서 수상했다. 핀란드 라우마스 레지던스, 노르웨이 라데몬 레지던스 등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현재 영남대학교 트랜스아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유의정 Yoo, Euijeong (1981~)


나는 도자예술의 역사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적 특징과 사회적, 문화적 인식을 참조하여 작품을 창조한다. 나의 도자기는 익숙하지만 출처를 확신할 수 없는 문양과 양식을 통해 실재와 비실재가 뒤섞인 상태로 대중의 인식적 틈새에 자리한다. 남겨진 유물이 지나온 시간에 대한 증거라면, 나의 도자기는 현재의 우리와 남겨질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간의 축적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문화적 형식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이러한 나의 연구 과정들이 동시대 도자예술의 새로운 실천 형식을 넘어 확장된 언어로 작동하기 위해 새로운 예술형식의 대안을 끊임 없이 실천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역시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갤러리 퍼플, 갤러리 로얄, 송은이아트큐브, UM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서울현대도예공모전 대상, 경기세계 도자비엔날레 Hot Rookies 등을 수상했다. 클레이아크 미술관 창작 스튜디오, 국립현대 창동스튜디오, 인도 노마딕 렐지던시 등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현재 국립서울과학 기술대학교 도예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인다.


이명호 Lee, Myoungho (1975~)


감상자를 치유시키는 것은 예술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이자 더불어 작가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나와 내 작업 또한 마찬가지이다. 관람객들이 작품에 몰입되고 이입되어 가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피사체로 대상화, 객관화하여 바라봄으로써 치유를 위한 환기가 일도록 하는 행위가 곧 나에게 있어서의 예술이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같은 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곡미술관, 사비나 미술관, 뉴욕 요시밀로 갤러리, 갤러리 현대, 갤러리 정미소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스위스 브베 비엔날레, 베니스 바엔날레, 호주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트리엔날레 등의 국제 행사에 참여했다. 경일대학교 사진학과 교수로 역임했다.


이지영 Lee, Jeeyoung (1983~)


나의 이번 작품은 매일 마주쳤던 이웃집 나무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웃집 나무의 죽음을 목도한 경험과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목격한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결과물이 <The Last Unflowering Tree>이다. 이 작업의 나무 오브제들은 모두 일회용 플라스틱을 재료로 사용해서 제작된 것으로, 수많은 재료를 하나하나 이어 붙여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기억 속의 이웃집 나무를 숲으로 재탄생 시켰다. 나의 내면을 시각화하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삶 속에서 받은 상처들을 보듬고 치유한다. 결국 작업을 하는 시간과 행위 자체가 나에게는 치유인 것이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같은 상파울로 Farol Santander, 아일랜드 Naughton Gallery, 홍콩 K11 아트 스페이스, OCI 미술관, 브레인 팩토리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PHOTO belt 선정, 뉴욕 AHL 파운데이션 최종 7인 등에 선정되었으며, 캔파운데이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임상빈 Im, Sangbin (1976~)


바다에는 파도가 친다. 우리가 기쁘거나 슬프거나 그저 출렁일 뿐이다. 고래고래 아무리 고함을 질러 봐도 그렇게 무심할 수가 없다. 도도하고 유구한 자연은 남의 인생은 내 알 바 아니라며 매일 넘실대며 오늘도 내일도 춤을 춘다.

바닷가에서 하염없이 시간이 흘렀다. 수많은 파도를 목도하며 내 마음을 돌아봤다.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그러나 시원한 기분이다. 그래서 다시금 희망을 품는다. 그리고 툴툴 털고 일어난다. 이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도 때때로 바다에 스스로를 담그며 무념무상, 새로운 힘을 충전하여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기를 바란다. 자연은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예일대학교 대학원 회화와 판화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이후 콜럼비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교율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성곡미술관, 가나아트센터, 뉴욕 존 첼시 아트센터, 뉴욕 엘2컨템포러리 갤러리, 뉴욕 라이언 리 갤러리, PKM 트리니티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혜련 Jung, Hyeryun (1977~)


‘A line of the projection’에서 어떤 구체적인 이미지를 선보이지는 않는다. 그저 불빛에 의해 그려진 공간의 드로잉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을 관람객들은 이상적인 것 혹은 경건한 대상을 보듯 하늘을 향해 목격한다. 꽃 같아 보이기도 하고 기차선로 같아 보이기도 하는 그것에 대한 시각적 판단은 오롯이 관람객의 몫이다. 우리가 현실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제시 할 수 없기에 현실이 아닌 것 즉, 상상하는 것에 대한 경계를 알 수 없는 것이다.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같은 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곡미술관, OCI 미술관, 김종영 미술관, 부산 현대 미술관, 소울아트 스페이스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 선정, 하정웅 청년작가상, 부산젊은 예술가상, 김종영 미술관 올해의 젊은 조각가상을 수상하였다. 프랑스 아쉬에즈 레지던스, 타이베이 관뚜 미술관 레지던스 등에 참여하였다.


조은필 Cho, Eunphil (1979~)


나의 작업은 블루 컬러를 주된 조형 요소로 하여 일상적 소재를 초현실적이고 비일상적인 공간으로 전환하는 설치 작업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공간은 관람자 뿐만 아니라 작가 스스로에게도 낯선 순간의 체험을 제공한다. 블루는 긍정적이고 이상적인 힘을 상징하는 한편 비극과 공허함, 극도의 고독 등을 상징하기도 하는 극단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블루는 현실의 사물과 공간을 치환하거나 현실적 이미지를 배제하는 것으로 사용되어 왔다. 다시 말해, 그것은 작업에서 완벽하게 현실을 탈각하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며, 현실을 비현실로 전환하는 주요한 매개체이다.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했고, 영국 슬레이드 스쿨에서 조각 전공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 부산대학교 예술대학에서 미술학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김세중 미술관, 사루비아다방, 석당미술관, 부산 상상마당, 부산대학교 아트센터, 미부 아트센터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바다미술제 대상, 전국 조각가 협회 최우수상, 제 30회 한국현대 조각전 금상 등을 수상하였다.

조정현 Cho, Junghyun (1989~)


나의 작업은 인간과 자연의 상호 관계로서의 상태들을 나타내며, 내가 상상하는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다. 관람객들에게 보다 과장된 미래를 보여줌으로써, 현재에 대한 다양한 감정을 전달하기를 원했다. 나의 작품에서 보이는 이미지는 미래를 우울하게 받아들이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지만, 미리 보기를 통해서 훗날을 준비하고 치유하는 슬기로움을 위한 역설적 표현이다. 나의 몽환적이고 모호한 상태의 공간이 어떤 이들에게는 거부감으로 다가갈 수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 안에서 이루어져 있는 다양한 오브제들의 조화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비일상적인 상황을 경험시키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다.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과와 동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울산시립미술관, 523쿤스트독, 홍티예술촌, 석당미술관, 이연주갤러리, 해운대 아트센터, 갤러리 봄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홍티예술촌 레지던시, 홍티아트센터 레지던시, 감만창의 문화촌 등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울산시립미술관 포트폴리오 리뷰, 국립부산과학관 아트사이언스 작가 등에 선정되었다.


차민영 Cha, Minyoung (1977~)


‘레이어드 홈: 전망 좋은 방’은 우리가 체험하는 익숙한 장소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이해에 관한 것이다. 팬데믹 이후 우리를 둘러싼 기존 공간들은 급격히 해체되고 재구성되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공간 중 하나가 바로 집이다. 집의 의무는 코로나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과 비대면 의료, 자가격리 등 코로나 이전에는 겪지 못했던 여러 가지 의무를 수행해야만 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러한 집의 과부하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용어가 ‘레이어드 홈’(Layered Home)일 것이다. 인간의 삶은 장소에서 일어나고, 삶은 곧 상처와 치유의 연속이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졸업 및 동대학원 석사 과정을 졸업했고 같은 학교 일반대학원 영상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마카오 타이파 미술관, 상하이 도란 현대미술관, 베이징 표 갤러리, 갤러리 잔다리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Sovereign Asian Art Pize 최종 작가에 두 차례 선정되었다. 현재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차재영 Cha, Jaeyoung (1986~)


나의 작품은 천장을 중심으로 출발하여 벽으로, 바닥으로, 혹은 또 다른 천장으로 각기 다른 각도와 형태를 띠며 전체적으로 큰 덩어리의 공간을 이룬다. 화이트 프레임 안팎으로 다른 공간이 펼쳐질 거란 상상과 함께 핑크색 천의 형태를 눈으로 따라가려다 보면 관람객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기도 하고 숙이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는 ‘낯설음’이라는 것을 관람객이 눈으로 직접 보고 몸으로 체험하고, 감각으로 느끼는 이상한 경험을 하길 바란다. 그 순간에 우리는 일상에서 벗어나 무언가로부터 완벽히 벗어난 온전히 자유로운 상태가 될 것이며 바로 이 지점에서 정신의 치유를 느끼게 될 것이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소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같은 학교 예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금오공대 갤러리, 마루아트센터, 갤러리 도스, 오!재미동갤러리, 갤러리 엘르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 아시아문화전당, 모란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영은미술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등에서 기획한 전시에 참여했다.